- 보건진료전담공무원 추가 배치 중심의 ‘통합형 운용’, 기존 한의과·치과 인력 활용 외면한 반쪽짜리 대책-
보건복지부는 전공의 수련 공백 등의 여파로 2026년도 의과 공중보건의사 신규 편입인원이 98명으로 급감함에 따라, 지역의료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농어촌 등은 노인 비율이 높아 의료 수요가 크지만 의료 공급은 줄어들고 있어 일차의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인프라를 고려할 때, 정부의 이번 대책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심각한 ‘예산 낭비’, ‘시간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그 대책의 일환으로 의과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 151개소에 대해 이른바 '통합형' 기능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합형 운용이란 의과 상시진료를 위해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을 새롭게 배치하고, 기존의 치과 및 한의과 진료는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인프라를 고려할 때, 정부의 이번 대책은 심각한 ‘예산 낭비’와 ‘시간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통합형으로 개편되는 보건지소에는 의과 공보의만 없을 뿐, 치과와 한의과 공보의는 여전히 상주하며 진료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현장에 국가의 부름을 받고 배치된 훌륭한 의료 전문 인력(한의사, 치과의사)이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들을 활용하여 역할을 확대할 방안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당장 4월부터 경력보강 및 집중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추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존재하는 고급 인적 자원을 방치한 채, 새로운 직역의 인력을 배치하고 교육하는 데 국가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전형적인 중복 투자이자 예산 낭비이다.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은 간호사나 조산사 면허소지자로서 24주 이상 관련 교육을 받아야만 91종의 의약품 처방이나 예방접종 등 경미한 의료행위를 단독으로 시행할 수 있다.
지금 농촌 지역은 일차의료 안전망 유지가 크게 우려되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다. 이토록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수개월의 교육 과정을 거쳐 인력을 보강하겠다는 것은 당장의 의료 공백을 방치하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이미 지역사회에 상주하며 주민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한의과·치과 공보의들에게 권한을 유연하게 부여한다면 훨씬 더 빠르고 즉각적으로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