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넘어 사회를 치료하는 학문, 한의학의 사회적 역할

2026-04-13 10:20 입력

[정일품 기자 ggakom@ggako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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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도시 경기’ 증명됐다… 도민 보건 지표 전국 상위권 기록
‘건강 도시 경기’ 증명됐다… 도민 보건 지표 전국 상위권 기록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발표… ‘금연·절주·걷기’ 실천율 전국 평균 상회 경기도가 1,400만 도민의 건강 성적표라 할 수 있는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의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도민들의 전반적인 건강 행태가 전국 평균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보건의료정책과 주관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도내 48개 보건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건강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보건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매년 시행되는 국가 승인 통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도내 거주 성인 약 4만 3,6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조사원이 표본 가구를 직접 방문해 일대일로 대면하는 정밀 면접 방식을 채택했다. 조사 항목은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기초 건강 생활부터 고혈압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 관리까지 총 23개 영역, 183개 문항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경기도의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한 자체 문항도 포함되어 조사의 입체감을 높였다. 조사 결과 중 가장 고무적인 지표는 ‘건강생활실천율’이다. 이는 금연과 절주, 걷기라는 건강의 3대 핵심 요소를 모두 실천하고 있는 비중을 의미하는데, 경기도는 38.9%를 기록하며 전국 중앙값인 36.1%를 가볍게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광명시가 56.4%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도내 1위를 차지했으며, 용인시 수지구(52.9%)와 성남시 분당구(52.4%)가 그 뒤를 이어 높은 생활 수준과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증명했다. 흡연과 음주 등 이른바 ‘건강 위해 요인’에 대한 관리 지표도 긍정적이다. 특히 성인 남성의 현재 흡연율은 28.5%로 나타나 전국 중앙값인 32.2%보다 현저히 낮았으며, 과도한 음주로 인한 건강 손상을 측정하는 고위험음주율 역시 전국 평균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도가 꾸준히 추진해 온 금연 클리닉과 절주 캠페인이 도민들의 생활 속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성질환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과 대응 능력 또한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들의 적정 관리 수준을 가늠하는 ‘관리교육 이수율’ 분야에서 경기도는 전국 중앙값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질환을 단순히 인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문가의 교육을 통해 실질적인 관리 기법을 습득하려는 적극적인 태도가 지표에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 질환 등 중증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보건의료정책과는 이번 조사 데이터를 시군별 보건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여 지역 간 건강 격차를 해소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은 취약 지역에는 집중적인 자원을 투입하고, 우수한 성과를 낸 지역의 사례를 공유하여 도 전체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성현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경기도가 지향하는 ‘건강한 경기’의 실천적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단순한 통계 분석을 넘어, 도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예방 의료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만성질환 관리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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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쓰는 편지
3월에 쓰는 편지
소나무 한의원 강솔 둘째가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입학할 학교에서 2월에 커다란 사각봉투의 우편물이 왔다. <오거서 마음 편지>라는 제목의 안내문이었는데, 오거서란 다섯수레의 책을 뜻한다, 자녀가 대학에서 독서 문화를 체험하길 바란다, 부모가 편지를 써서 보낸다면 3월에 학교에서 그 편지를 전해주면서 책을 한권 주겠다 는 안내문과 함께 손 글씨로 편지를 쓸 수 있는 종이와 우편 봉투가 들어 있었다. 부모가 쓴 손 편지와 책 한권이라니. 나름 신선한 행사였다. 어떤 책을 줄지 궁금해서 편지를 써보기로 했다. 종이를 앞에 두고 있으려니 20여년간 아이를 키우던 시간들이 스쳐갔다. 일하러 나오면 바짓가랑이를 잡고 못 나가게 울부짖는 아이였다. 누구나 그렇지만 사춘기에는 사춘기의 사연이 있었다. 섬세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에게 엄마로써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까 한참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엄마로써 아들한테 편지를 쓰려니 나 대학교 1학년때 딸로써 엄마한테 받은 편지가 떠올랐다. 1991년이니 벌써 35년전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집을 떠나 대학 기숙사에 갔다. 엄마가 없는 돈에 비싸고 가벼운 오리털 이불을 새로 사주었던 기억이 난다. 기숙사는 밤 10시에 점호를 해서, 10시까지 귀가 해야 했었다. 그때는 각 층 복도마다 전화가 한 대씩 있고, 기숙사에 있던 학생 중에 전화를 교환 해주던 학생이 있었다. 기숙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하면 그 학생이 듣고 내용을 전달해주거나 2층 학생이면 2층 복도에 전화를 받을 수 있게 연결 해 줬던 것 같다. 3월에 신입생 환영회니 행사가 많았고, 향우회나 들어간 동아리들이 술을 엄청 많이 마시는 곳이었고, 나는 주는대로 술도 잘 받아 먹는 신입생이었다. 향우회였을까? 3월초 술을 마시다가 10시가 거의 다 되었는데, 다른 선배가 기숙사에 못간다고 연락을 하라고 하길래 전화를 했다. 못들어간다고. 그런데 그게 그 기숙사에선 절대 안되는 일이었던지 전화를 교환해주던 학생이 내가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내려갔다고 사감에게 전달, 사감은 집으로 전화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집에 계신 엄마는 얌전하던 딸이 대학에 가더니 기숙사에 거짓말을 하고 안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으신 셈이다. 다음날 기숙사에 갔더니 사감한테 엄청 혼이 났고 요주의 학생이 되었다. (나는 지금도 그 전화를 교환해주던 학생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뒤 집에서 편지를 받았다. 마치 인쇄한 듯 단정한 엄마의 편지. 왜 기숙사에 안 들어갔느냐는 내용은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내 딸을 믿는다. 어떤 일들이 있더라도 정직하게 성실하게 해내리라고 믿는다. 엄마가 너를 위해 기도한다.>. 그런 구절이다. 태어나서 엄마에게 처음 받아보는 편지였다. 아마 그 뒤로도 엄마가 편지를 써서 보내신 일은 없었을 것 같으니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도 같다. 나도 그닥 곱게 자라지는 않았다. 엄마는 내가 사과를 밤톨처럼 깎는다고 등짝을 후려 치기도 하고, 엄마가 직장 다니고 자주 아파서 집안일도 꽤 많이 했다. 그런데 엄마는 나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다. 그건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인데, 왜 본인 뜻대로 하지 않느냐고 잔소리 하거나 말을 심하게 하신 적은 거의 없다. 스무살의 3월에 받은 편지도 볼펜을 꾹꾹 눌러서 쓴, 힘이 들어간 글씨들 속에서, 기숙사 외박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편지의 아래쪽 끝에 내 딸을 믿는다. 너를 위해 기도한다. 라는 구절만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더 무안했던 것 같다. 그때 엄마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교사였던 엄마니까 오후에 학생들을 보내고 빈 교실에 앉아서 편지지를 꺼냈을지 모른다. 집을 떠나 보낸 딸이 걱정되고 불안했을 텐데. 최대한 말을 고르셨겠지. 하고 싶은 말이 많으셨을텐데, 왜 기숙사를 외박했느냐고 야단치고 길게 말하는 대신 엄마는 내 딸을 믿는다. 너를 위해 기도한다. 라는 말을 선택하셨다. 그런데 지난 30여년의 내 삶을 돌이켜 보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해내려는 마음이 늘 있었다. 엄마의 그 편지 문구는 내 무의식 아래 늘 따라다녔던게 아닐까. 아이에게 편지를 쓰기가 더 어려웠다. 이 편지를 내 아들도 35년 뒤까지 기억할지도 모른다고 말을 한참 고르게 되었다. 그러다가 혼자 웃었다. 이것도 욕심이다.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나도 결국은 그렇게 썼다. <아들아 너를 믿는다. 어떤 일을 겪더라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해내기를 바란다. 너를 위해 기도 한다.> 너를 위해 기도한다.......내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진심을 담은 기도일 것이다. 3월이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었다. 1월보다 3월이 더 푸릇 푸릇 새로운 시작인 것 같다. 아들에게 편지를 쓰려다 엄마에게 편지를 받던 스무살의 나를 떠올리게 되었다. 내가 스무살일 때 이렇게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30년 뒤는 상상할 수 없었다. 뚜벅뚜벅 걸어서 이만큼 왔다. 이번 3월에는 나에게 쓰는 편지를 보내보면 어떨까. 30년 뒤에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를 위해 기도한다... 라고 마무리하는 편지를 써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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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한방 약침 조제 안전성 강화 및 공동이용탕전실 평가인증제도 대폭 개선
보건복지부, 한방 약침 조제 안전성 강화 및 공동이용탕전실 평가인증제도 대폭 개선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한약을 전문적으로 조제하는 공동이용탕전실에 대한 새로운 평가인증 기준을 마련하여 2026년 3월 27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적용되는 3주기 인증 기준이다. 공동이용탕전실 인증제는 한약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탕전실의 시설, 운영, 조제 과정 등 전반적인 9개 영역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2018년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전국 127개의 공동이용탕전실 중 약침 조제 8개소와 일반한약 조제 17개소 등 총 25개소가 인증을 획득했다. 평가 항목은 약침 조제 탕전실 158개, 일반한약 조제 탕전실 80개(소규모 54개)로 세분화되어 적용된다. 사진출처: AI 생성사진 이번 3주기 인증기준은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TF팀 운영과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되었으며, 약침의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탕전실의 행정 부담을 합리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주요 개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약침 조제 안전성 강화: 무균성이 엄격히 보증되어야 하는 조제용수, 멸균기, 공기조화시스템 등 중요 장비에 대해 기존의 설치 및 운전 적격성 평가 외에 성능적격성 평가(PQ) 항목을 새롭게 추가하여 조제 안전성을 대폭 높였다. 더불어 멸균용기 및 도구의 사용기한을 명확히 설정하고, 용수 점검 주기와 부적합 용수 발생 시 처리 기준 등을 구체화하여 약침 완제품 관리를 한층 엄격히 했다. 둘째, 명칭 변경 및 관리 대상 명확화: 제도의 명칭을 기존 '원외탕전실 평가인증'에서 '공동이용탕전실 평가인증'으로 변경했다. 이는 시설이 의료기관 외부 공간에 있다는 점보다 여러 의료기관이 하나의 탕전실을 기능적으로 공동 이용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명확히 반영하기 위함이다. 셋째, 인증 참여 기회 확대: 인증 신청을 위한 최소 운영 기간 요건을 기존 '개설 후 6개월 이상'에서 '평가인증 기준에 맞게 운영 규정 마련 후 3개월 이상'으로 대폭 단축하여 더 많은 기관의 참여를 유도한다. 넷째, 우수기관 중간평가 부담 완화: 매년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중간평가에 면제 기준을 신설했다. 필수항목 100% 충족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우수기관의 경우 중간평가를 격년으로 받을 수 있도록 행정 부담을 크게 줄였다. 다섯째, 소규모 탕전실 평가 체계 형평성 제고: 일반한약 소규모 인증 공동이용탕전실에만 별도로 적용되던 불시점검 규정을 전면 삭제하고, 타 인증 탕전실과 동일하게 중간평가 제도를 도입하여 평가의 일관성을 맞추었다. 여섯째, 조제관리책임자 권한 강화: 한의사나 한약사 등 조제관리책임자가 부재할 경우에는 어떠한 조제 작업도 이루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규정을 명시하여 관리 감독을 강화했다. 3주기 평가인증을 희망하는 공동이용탕전실은 2026년 3월 27일부터 평가 수행기관인 한국한의약진흥원 이메일(wontang@nikom.or.kr)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박종억 한의약산업과장은 이번 개편에 대해 “약침 등 한약의 조제 안전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평가인증 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한의약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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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의료체계 속 만성질환 관리와 한의학의 역할 탐색
라오스 의료체계 속 만성질환 관리와 한의학의 역할 탐색
대만드(대신만나드립니다)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이현서 나는 최근 라오스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비교적 큰 도시로 알려진 루앙프라방조차 산길이 많아 접근성이 떨어졌고, 환자들은 문화적 이유로 자신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여러 동남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처럼 중풍과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가 많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때 내가 주목하게 된 것은 ‘질병이 많다’는 사실 자체라기보다, 이러한 질환들이 충분히 관리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왜 이러한 건강 문제가 반복되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환경에서 어떤 의료적 접근이 보다 적절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라오스의 만성질환 문제는 통계적으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WHO에 따르면 30–79세 성인에서 고혈압 유병률은 약 29%에 이르지만, 조절률은 14%에 불과하다. 이는 단순히 환자가 많다는 것을 넘어, 실제로 질병이 적절히 관리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 증가로 이어지며, 비감염성 질환이 전체 사망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연결된다. 지표 값(연도) 인구 7,664,993명 (2023) 사망원인 비중 뇌졸중 13.4%, 허혈성심장질환 12.5% (2021) 사망의 NCD 비중 63% (2021) 뇌졸중 사망률(10만명당) 여성 87.1, 남성 83.5 (2021) 고혈압(30–79세) 유병 29% / 인지 45% / 치료 32% / 조절 14% 대사 위험요인(STEPS) 고콜레스테롤: 총 23.3%·남 15.4%·여 28.6% 혈당상승: 총 7.4%·남 5.8%·여 8.5% 출처: WHO 보건의료체계는 중앙–주–군–보건소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를 갖고 있으나, 산악지형과 교통 인프라의 한계, 언어 다양성과 같은 구조적 제약이 의료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실무적으로는 데이터 체계의 단절, 표준 부재, 수기 중심 업무가 지속되고 있어 만성질환 관리의 핵심인 환자 등록, 추적 관리, 복약 순응, 합병증 예방의 흐름이 충분히 유지되지 못한다. 특히 만성질환은 환자의 증상 인식과 행동 변화가 중요한데, 현장에서 느낀 ‘증상을 늦게 표현하는 경향’은 이러한 관리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라오스의 의료 문제는 단순히 질병의 존재가 아니라, 질병이 연속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가깝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라오스 정부는 Digital Health Strategy 2023–2027을 수립하였다. 이 전략은 인력, 거버넌스, 상호운용성 표준, 애플리케이션, 인프라라는 다섯 축을 중심으로 37개의 전략 프로젝트를 제시하며, 약 900만 달러 규모로 설계되어 있다. 이 전략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보건정보체계를 기존의 프로그램별 단절 구조에서 국가 단위의 통합된 전략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 있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의 관점에서 보면, 이 전략은 첨단 기술 도입 그 자체보다 환자 등록, 혈압과 혈당과 같은 객관적 지표의 정기적 기록, 그리고 중단되지 않는 추적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관리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단일 진료행위가 아닌 연속적인 관리의 축적을 통해 결과가 달라지는 만성질환의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통의학, 그리고 한의학의 역할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다. 라오스에서는 전통의학이 이미 널리 활용되는 보건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통의약품 등록과 같은 제도적 기반도 마련되어 있다. WHO 역시 전통,보완의학을 만성질환과 고령화 대응에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평가하면서도, 안전성과 품질, 효과에 대한 규제와 데이터 기반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학이 이와 같은 환경에서 의미 있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치료 적용을 넘어, 표준화와 안전성 확보, 그리고 데이터 축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임상 영역에서 보면, 고혈압 관리에서 침 치료는 약물치료의 보조적 접근으로서 일정한 가능성을 보여왔다. 일부 메타분석에서는 침 치료를 병행했을 때 수축기혈압이 평균 약 7.47mmHg 추가로 감소한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수축기혈압이 10mmHg 감소할 경우 뇌졸중 위험이 약 27%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혈압을 일정 수준 낮추는 개입은 공중보건적 측면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라오스처럼 고혈압 유병률은 높지만 조절률이 낮은 환경에서는, 침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 복약 순응을 함께 고려한 접근이 조절률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한약이나 전통의약품의 활용에 있어서는 공급망과 규제 체계가 중요한 전제가 된다. 라오스는 전통의약품 등록 규정을 통해 생산과 유통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적 틀 안에서 품질과 안전성, 표준화를 충분히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디지털 헬스 시스템과 연계하여 처방, 복용, 이상반응과 같은 정보를 기록하고 축적하는 과정이 병행된다면, 전통의학 역시 보다 체계적인 보건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종합해보면, 라오스에서의 접근은 거대한 변화보다는 작고 점진적인 시도가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등록 기반 관리,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추적, 그리고 보조적 치료 접근을 결합한 소규모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를 검증해 나가는 방식이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라오스에서 마주한 의료 현실은 단순히 의료 인프라의 부족으로만 설명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보다는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연결하는 구조의 부재가 더 근본적인 문제에 가깝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디지털 헬스 전략과 전통의학, 그리고 한의학은 서로 만날 수 있는 접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치료를 선택하느냐보다는, 환자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라오스의 의료 문제는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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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수원특례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 '자휼', 장애인 지속 돌봄 위한 한의 건강관리 모델 가동
수원특례시-수원특례시한의사회 나눔봉사단 '자휼', 장애인 지속 돌봄 위한 한의 건강관리 모델 가동
'2026 한의진료 재능기부 협약' 체결... 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하는 지역 의료 안전망 수원특례시와 지역 한의계가 손을 잡고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을 위한 체계적인 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단순한 일회성 의료 봉사를 넘어, 정기적이고 전문적인 진료 체계를 통해 '장애인 한의 주치의 제도'의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하고 지역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불러온다는 구상이다. 수원특례시 한의사회 나눔봉사단 ‘자휼’(단장 이현수)은 지난 26일, 수원특례시 및 관내 주요 장애인복지시설(수봉재활원, 바다의별,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함께 ‘2026 한의진료 재능기부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지역 내 장애인들의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한의 의료 지원 체계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세 곳의 복지시설 이용 장애인들은 올해 11월까지 지정된 ‘거점 한의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된다. 이곳에서 담당 한의사를 통해 침, 뜸, 물리치료는 물론 개인별 증상과 체질을 반영한 한약 처방까지 포함된 통합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특히 이러한 방문 진료 방식은 장애인이 일상에서 겪는 만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지역 단위 일차 의료의 핵심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번 사업은 특히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경제적 관점에서, 장애인들의 만성질환을 조기에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국가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장애인의 신체 기능을 개선하고 자립 능력을 높임으로써, 가족 및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줄여 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 참여 기회를 넓히는 등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적 측면에서의 의의 또한 크다.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장애인들에게 문턱을 낮춘 한의 진료를 제공함으로써 '건강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 내 건강 불평등을 해소한다. 이는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이 지역 사회 안에서 소외되지 않고 건강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케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된다. 더불어 한의약이 공공의료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효율적인 수단임을 증명함으로써 한의학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자휼은 2024년부터 이어온 후원 사업을 통해 근골격계 통증, 다한증, 생리통, 소화기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해왔다. 이러한 축적된 데이터는 이번 협약을 정례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적 근거가 되었으며, 수원시 장애인돌봄과와 각 복지시설은 긴밀한 행정 협력을 통해 진료의 안전성과 연속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현수 자휼 단장은 “이번 협약은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는 지역 의료 환경을 만드는 소중한 출발점”이라며, “현장에서 축적되는 임상 경험과 경제적 효용성 지표들을 바탕으로 향후 ‘한의사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국가 정책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