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가끔은 돌아봐도 좋지 않을까, 과거의 파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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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돌아봐도 좋지 않을까, 과거의 파편들-

기사입력 2025.12.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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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 한의예과 문경록

 

세월이 지나면서 어떤 것들은 새로 생겨나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사라지거나 잊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들이 사라지거나 잊혀진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들과 함께한 시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뿐이다. 마치 주인과 떨어져 버린 유실물처럼. 작가는 이런 사실에 주목해 (비록 작가가 미국인이기에 완전한 공감은 어려울지라도) 앞으로만 나아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우리가 어느새 잊었던 것들을 돌이켜 본다.

 

문자 메시지가 등장한 이후, 우리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안부 편지를 보내지 않게 되었다. 물론 경쟁만이 살길인 현대 사회에서 효율 앞에 이길 것은 없다지만, 그 때문에 우리는 문자 뒤의 상대가 나에게 보낸 말이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실한 말인지, 혹은 나의 비위를 맞출 뿐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이윽고 문자는 서로가 서로에게 형식적이고 공허한 말을 날리는 연락만을 위한 장이 되어 버리고 만 듯한 기분이 든다.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이 시대의 유실물은 안부 편지뿐이 아니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아이들이 만나서 웃고 떠들며 사회성을 형성해나갔던 공간인 놀이터는 그저 아이들이 학원으로, 집으로, 과외를 받으러 가기 전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제 무리끼리만 어울리는 불완전한 화합의 장이 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스마트폰 속 채팅방은 아이들끼리 얼굴을 맞대고 소리 지를 필요 없이, 마찰이 생기면 조용히 나가기버튼을 눌러 버릴 수 있고, 존재를 거의 드러내지 않고 아이들의 대화를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래서는 선택적인 사회성이 생길 뿐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는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살 수 없다. 그런 사회성을 가르치는 장소는 학교이긴 하지만,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있어 학교에서의 배움을 실습해 볼 가장 좋은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 내로라하는 고급 아파트의 놀이터는 그저 쓸쓸히 빈 채 아이들의 함성소리를 그리워할 뿐이다.

 

물론 무언가가 사라지고 대체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 그것이 이전에 하던 역할이 완벽하게 계승되고 더 나아가 발전되어야지만 비로소 유실물은 그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라졌어도 별로 문제는 없지만, 우리에게 대체할 수 없는 아련함을 남기고 간 것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내가 나름대로 내린 답은, ‘가끔이라도 돌아봐 주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걸음을 잠시라도 멈추고, 가끔은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써 보고, 함께 앉은 테이블에서는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으며 우리가 잊어왔던 것들을 되새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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