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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온천

기사입력 2025.10.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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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대창면보건지소, 한방공중보건의, 조우현

 

 2025년의 추석 연휴는 꽤 길었다. 그 연휴를 틈타 부자지간끼리 등산과 트레킹 위주의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길게는 7시간이 넘게 산을 오르내린 후 료칸에 있는 노천 온천에서 몸을 풀곤 하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온천 속에서 몸을 녹이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온천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또 한의학에서는 온천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조선 시대에는 피부 질환, 안질, 종기 등의 치료를 위해 임금이 온천욕을 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세종은 눈병이 생겼을 때 강원도 이천(伊川) 갈산 온천물로 목욕을 해 효험을 보았으며, 고질적인 피부병을 앓았던 세조 또한 안양 온천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피부병과 안질로 고생한 현종은 온양 온천에서 수개월 목욕하니 몸이 나았다고 기록도 있다. 그렇다면 동의보감에서는 온천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동의보감> 탕액편의 水部에서 온천을 다음과 설명하고 있다.

 

主諸風筋骨攣縮, 及皮膚頑痺, 手足不遂, 大風疥癬者, 入浴. 浴乾, 當虛憊, 可與藥食補養. 本草

온갖 풍으로 근골이 오그라든 경우, 피부에 감각이 이상한 경우,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 경우, 그리고 대풍창과 개선이 생겼을 때 들어가서 목욕을 한다. 목욕을 마치고 피곤해지면 약과 음식으로 보양한다. 본초

 

溫泉, 性熱, 有毒, 切不可飮. 患疥癩及楊梅瘡者, 飽食入池, 久浴得汗出乃止. 旬日諸瘡皆愈. 食物

온천은 성질이 뜨겁고 독이 있으니 절대로 마시면 안 된다. 나병개선이나 양매창을 앓고 있는 사람은 10일 정도 음식을 배불리 먹고 땀이 날 때까지 오랫동안 목욕한다. 그러면 온갖 창()이 다 낫는다. 식물

 

下有硫黃卽令水熱. 硫黃主諸瘡病, 水亦宜然. 水有硫黃臭, 故愈風冷爲上. 本草

아래에 유황이 있으면 물이 뜨거워진다. 유황은 모든 창()에 주로 쓰고, 그 물 또한 그러하다. 물에서 유황 냄새가 나기 때문에 풍랭을 낫게 하는 데 으뜸이다. 본초

 

근육이나 관절이 아플 때와 피부의 문제가 있을 때 온천욕이 효과가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手足不遂라는 단어가 마치 뇌졸중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단순한 근골격계 통증뿐만 아니라 뇌졸중의 후유증에도 온천이 효과가 있다고 본 것이 아닐까? 오늘날 근골격계 문제 혹은 뇌졸중의 문제 등으로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들의 재활에 수중치료를 고려하는 것을 떠올려보자. 물 밖이 아닌 물 속에서 재활을 하는 것이 수중치료다. 물 안에서는 부력이 작용해서 몸을 움직이기 수월하고, 따뜻한 물은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므로 온천은 뇌졸중 후유증 재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대풍창 혹은 나병과 개선, 양매창을 치료한다는 구절이다. 대풍창 혹은 나병은 오늘날의 한센병이며, 개선과 양매창은 각각 옴과 매독을 의미한다. 한센병, , 매독은 오늘날 온천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특히 옴의 경우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온천욕은 권장되지 않는다. 다만 옴 치료에 황(sulfur) 성분이 함유된 연고가 효과적이기 때문에 유황 성분이 있는 유황천은 과거 선조들이 옴에 걸렸을 때 유효하긴 했을 것이다. 동의보감 잡병편, 옴에 대해 별도로 설명하는 부분에서 온천이 묘한 효과가 있다고 소개된 것도 신빙성을 더한다.

 

비록 오늘날 한센병, 매독, 옴의 치료에 온천욕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지만, 동의보감에 이 세 질환명이 적혀 있는 이유는 그만큼 여러 피부 질환에 효과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온갖 이 다 낫는다라는 구절에는 이러한 옛사람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온천욕은 피부 질환에 효과가 좋다. 일례로 아토피나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온천욕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외에도 온천은 다양한 효과가 있다. 수면의 질을 높이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혈관질환을 완화하며, 고혈압을 개선한다. 뿐만 아니라 소화기, 호흡기, 이비인후과 및 산부인과 증상과 류마티스성 질환 등에도 유효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물론이고 섬유 근육통에도 온천욕이 효험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다양한 종류의 본초를 수록한 것으로 유명한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온천에 대한 언급이 있다. 본초강목에 적힌 온천의 효능은 동의보감과 큰 차이가 없는데, 온천탕은 대부분 유황의 기운으로 만들어졌다는 구절이 있다. 동의보감에도 온천을 설명할 때 유황을 언급했으므로, 고서적에 적힌 온천이란 유황천으로 국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온천 하면 계란 썩은 냄새가 나는 우윳빛의 뜨거운 물이 연상되는 것도 사실이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일본에서 장시간 오르내리거나 걸은 후의 온천욕은 기분 좋은 휴식이었다. 만약 온천욕으로 그날 하루의 피로를 풀지 않았다면, 다리의 피로가 누적되고 충분한 체력 회복이 되지 않아 다음날 산행에 지장을 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온천은 이번 일본 여행에서 공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온천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해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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