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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왜 할까

기사입력 2025.09.2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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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대창면 보건지소, 한방공중보건의, 조우현

 

며칠 전의 일이다. 허리가 아픈 한 환자가 보건지소에 방문하여 침 치료를 받았다. 체격이 건장해 보이고 뱃살이 조금 나와 있는 이 70대 남성 환자는 유침 중 끊임없이 하품을 하였다. 하품을 한 번 하고 몇 초 후 하품을 다시 하고, 또 몇 초 후 하품하고를 반복하였다. 몇 번 했는지 숫자를 세지는 않았지만, ‘그만 좀 하품하면 안 될까요를 외치고 싶을 만큼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번 하였다. 유독 전날 환자가 잠을 적게 잔 것일까, 아니면 하품의 증상이 그 환자의 병태를 반영하는 것일까

 

우리는 하품을 왜 할까? 놀랍게도 인류는 그에 대한 뚜렷한 해답을 모르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소가 부족해서 하품을 한다고 잘못 알고 있을 것이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 이 가설은 폐기되었다. 최신 연구에서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평상시보다 더 하품을 유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편 하품은 뱃속의 태아에서도 관찰된다. 산소가 부족해서 하품한다는 가설은 탯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는 태아에게도 하품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현재 하품을 하는 이유로 추정되는 가설은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로는 뇌를 냉각하기 위해 하품을 한다는 가설이다.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면 공기가 다량 흡입되고 얼굴의 혈류 흐름이 변하기 때문에 뇌의 온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좀 더 깨어있기 위해, 각성을 유도하기 위해 하품을 한다는 가설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흥미가 떨어질 때 하품을 하면, 심박수가 상승하고 얼굴 근육이 긴장과 이완하면서 잠을 깨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수업이 지루하면 하품을 하는 이유는 이 가설로 설명된다.

 

하품은 전염된다는 말을 들은 적 있을 것이다. 하품에 대한 세 번째 가설은 이와 관련이 있다. 하품을 한 사람이 우리와 친분이 가까운 사람일수록 자신 또한 하품할 확률이 올라간다. 하품에 대한 생각이나 글을 읽어도 하품할 확률이 올라간다고 한다. 하품은 공감 능력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 외 추가로, 비행기를 타서 고도가 갑자기 변했을 때 귀 안의 압력을 외부와 균형 맞추기 위해 하품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는 하품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한의학에서는 하품을 하는 생리적인 기전보다는 하품을 어떤 병적인 상황에서 하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 반복되는 하품을 병의 징조로 본 것이다. <황제내경 소문> 宣明五氣篇에서는 하품을 자주 하는 행위를 의 병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시각은 <난경><황제내경 영추>에서도 드러난다. 다음은 영추의 口問의 일부이다.

 

黃帝曰 人之欠者 何氣使然? 岐伯答曰 衛氣晝日行于陽 夜半則行于陰 陰者主夜 夜者臥 陽者主上 陰者主下 故陰氣積于下 陽氣未盡 陽引而上 陰引而下 陰陽相引 故數欠. 陽氣盡 陰氣盛 則目瞑 陰氣盡而陽氣盛 則寤矣. 瀉足少陰 補足太陽.

 

황제가, “사람이 하품하는 것은 어떤 기가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입니까?”라 하니, 기백이, “위기(衛氣)는 낮에 양분(陽分)을 돌고, 밤에는 음분(陰分)을 돕니다. 음은 밤을 주관하므로 밤에는 잡니다. 양은 상승을 주관하고, 음은 하강을 주관하므로 사람이 자려고 할 때에는 음기가 아래에 쌓이게 마련인데, 그때까지 양기가 음분으로 미처 다 들어가질 못하고 양이 여전히 상승작용을 하여 기를 끌어올리고, 음기는 또 끌어내리는 작용을 하게 된다면 음양이 서로 끌어당기므로 자주 하품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양기가 다하여 음기가 차게 되면 잠을 자고, 음기가 다하여 양기가 차게 되면 잠이 깹니다. 족소음신경을 사하고, 족태양방광경을 보합니다.”라 하였다.

 

음분으로 다 들어가지 못한 양기는 위로 잡아당기고, 음기는 아래로 잡아당겨서 하품을 자주 한다라? 말이 너무 어렵다. 하지만 결국 치료방안으로 족소음신경을 하고, 족태양방광경을 한다고 하였다. 족소음경과 족태양경은 결국 과 그 표리관계인 방광에 속하므로 어렵게 보이던 설명은 모두 의 병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잦은 하품을 일으키는지를 서술한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영추 口問의 끝부분에는 이 하품을 주관하므로 족소음신경을 치료한다는 부연설명을 하기도 한다.

 

하품은 위장의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황제내경 영추> 經脈에서는 족양명위경에 병이 들면 기지개를 잘 켜고 하품을 자주 한다고 서술하였다. 비슷하게 <황제내경 소문> 陰陽別論篇에는 二陽一陰에 병이 들면 트림과 하품을 자주 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이양과 일음을 각각 心包로 보았고, 에 쌓여 하품을 한다는 주()를 소개하기도 하였다. 한편 心包와 장부상통 관계이기 때문에 소문에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장부상통 관계는 표리관계와 더불어 각 장부의 유기성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예컨대 소화가 안 되는 위장의 문제를 수궐음심포경의 경혈인 내관혈에서 치료가 가능한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장부상통 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한편, 동의보감에서는 氣乏, 故欠伸引之.’라며, 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하품과 기지개로 기를 끌어당기는 것이라는 <의학입문>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의 초기에는 하품을 자주 할 수 있다는 황제내경의 내용도 소개하기도 하였다.

 

정리하면, 하품을 비정상적으로 자주 하는 환자를 마주쳤다면 의 문제는 아닌지를 우선 따져보고 가 부족해진 상황이 아닌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사실 잦은 하품 그 자체의 증상만으로는 환자가 어느 병에 걸렸는지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다른 증상들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다.

 

처음에 소개한 70대 남성은 복진 상 상복부가 굳어있었고 눌렀을 때 아파하였다. 환자는 평소 소화에 문제가 없다고 하였지만, 실상은 위장이 좋지 못한 것이다. 반복되는 하품은 위장의 병을 반영한 것이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유독 그날만 하품이 잦았기 때문이다. 전날에 잠을 적게 잤는지, 그날 소화가 유독 안 되었는지, 가 부족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평소보다 기운이 없지는 않은지 등을 묻지 않은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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