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학교 한의학과 배유나
이번 여름방학 때 한국장학재단에서 운영하는 국가 근로 장학생에 선정되어 집 근처에 있는 유치원에서 한 달 동안 출근하게 되었다. 처음 국가 근로 장소로 유치원이 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마음이 복잡했다. 유아교육과나 보육 관련 학과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배정받은 반이 특수반과 6살 반이라는 말을 듣고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더 커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는 쉽게 해볼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렘도 함께했다. 그렇게 시작된 유치원 근로는 예상보다 훨씬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특수반 아이들은 생각보다도 안정적이었고, 6살 반 아이들은 삐약삐약 귀여운 모습으로 날 반겨주었다. 특히 놀랐던 건, 낯선 나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고, 선물을 주고, 안기기도 하는 아이들의 순수함이었다. 원래 아이들은 낯을 많이 가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리고 또 하나 놀란 점은,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일들(밥 먹기, 화장실 가기, 글씨 쓰기 등)을 아이들이 아직 서툴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여섯 살일 때도 이랬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물론 하루하루가 체력적으로 쉽지는 않았다. 아이들의 말썽에 지치고 기운이 빠질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유치원 근처에 다가서면 자연스레 아이들이 보고 싶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국 이 근로를 통해 내가 아이들을 그리 어렵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나중에 한의사가 되어 어린아이들을 진료하게 될 때, 이번 경험이 좋은 밑거름이 되어줄 것 같다. 이건 내게 정말 뜻깊은 예행연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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