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한의학과 김수민
바야흐로 7월, 학생들은 방학을 맞이하고 많은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시기입니다. 그런 7월을 맞이하며 이달의 달달 한 책은 김영하 작가의 산문 ‘여행의 이유’입니다.
각종 SNS와 산문 등 여행에 관한 콘텐츠는 넘치도록 많습니다. 그런 콘텐츠들에는 주로 우선 여행지 정보, 여행지에서의 경험을 나열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책 ‘여행의 이유’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왜 여행을 떠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행에 숨은 인간의 심리를 사유하고 여행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내는지 해석해내는 책입니다. 다양한 베스트셀러 소설과 산문의 작가이기도 한 김영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와 문장들은 이 책을 읽어볼 만한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무엇보다도 쉽고 재미있습니다. 중국의 공항에서 입국한 당일 추방당하는 경험으로 시작하니,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경험은 대학생 시절 사회주의를 추종하다가 중국 여행을 통해 그 민낯을 보고 ‘멀미’를 느끼며 세상을 배웠던 경험과 자연스레 연결되며 여행에 대한 통찰로 이어집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여행자가 가져야 하는 겸손한 태도를 강조하기 위해 오디세우스와 키클롭스 이야기(오디세우스가 항해 중 키클롭스의 동굴에 닿게 되는데, 자신을 과시하고 대접을 요구하다가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자 무사히 빠져나와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예로 들고, 그림자를 판 사나이 이야기로 환대의 가치와 중요성을 전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과 한 발자국 나아가는 사유가 조화를 이루어 기분 좋게 읽게 됩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 여행 계획이 있는 사람, 심지어 여행에 대한 추억도 기대도 없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미 다녀온 사람은 이 책을 통해 그 시간의 의미를 더 풍부하게 재정립할 수 있고, 떠날 사람은 더 설레는 발걸음으로 출발하게 될 것이고, 여행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은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싶어질 것입니다. 최소한 책을 읽다가 제주행 항공권을 예매한 제가 생각하기엔 그렇습니다.
‘여행의 이유’는 2019년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었는데, 개정판에는 코로나 펜데믹과 여행에 대한 사유가 담긴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의 여행법’이라는 장이 추가되었습니다. 여행에 대해 즐거움을 넘어 더 넓고 깊은 의미를 새기고, 그로 인해 여행을 한층 사랑하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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