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농씨 한의원 원장 조범연
강원도의 다양한 식물들에 매료된 것은 불과 2년 정도 된듯하다. 사는 곳 가까운 동네에서 찾아 본 식물들은 어느덧 3년 차 이상 되니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식물원에 가서 식물을 보는 것은 뭔가 치트키를 쓰는 느낌이 있어 한편에 찜찜함도 있는 터라 도감에서만 보던 식물을 야생에서 본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게는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주말 밖에 시간이 안 나는 나로서는 일요일 일정이 중요한 일정이 되었다. 오랜만에 집사람과 함께 강원도에 함께 트레킹 겸 식물도 살피 겸 바다도 구경할 겸 계획을 짜고 일요일 아침 일찍 길을 나선다.
계획한 동선은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들러서 미시령 옛길을 따라 울산바위 비유가 좋은 지점에서 사진 찍고 속초로 넘어가 카페거리에서 차를 마시고 물회를 먹고 시간이 된다면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보려는 계획을 짜봤다.
아침 9시경 도착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주차장이 없는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고 한다. 마침 무료주차를 알리는 식당이 있어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자작나무 숲 등산로를 따라서 이동한다. 맨 처음 맞이해 주는 식물은 멸종 위기 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는 복주머니난(개불알꽃) 이었다. 워낙 사는 곳이 까다로워서 웬만한 식물원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복주머니난이 반겨준다.

< 복주머니난 >
완만하고도 그늘진 원대임도(아랫길)를 따라서 한 시간 반 정도 올라간 자작나무 군락지에는 평생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 펼쳐진다.
하얀 나무 수피를 드러낸 훤칠하게 키 큰 자작나무들은 녹색 잎과 어우러져 시야의 상큼함과 더불어 나의 호기심과 새로운 광경에 대한 신기함으로 지쳐가는 몸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자작나무의 경우는 신라 고분 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도가 자작나무껍질에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흰색 나무껍질에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하다니 참 대단한 신라인들이다. 특히나 이 자작나무는 시베리아나 우리나라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에서 나오는데 그 남쪽에서 어떻게 구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자작나무의 나무껍질도 백화피(白樺皮)라고 부르며 해열작용과 해독, 소종작용이 있어 기관지염, 폐렴, 편도선염, 유선염, 간염, 황달, 신장염, 방광염 등 염증을 제거하는데 많이 사용했다.

< 자작나무 숲 >
자작나무 군락지에서 한 30분가량 살펴보고 찬찬히 산을 내려오면서 이곳저곳 쥐오줌풀이 꽃을 피우고 있다. 참 이름도 쥐오줌풀이라 했을까? 쥐오줌풀의 경우 뿌리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가 쥐 오줌 냄새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그 뿌리는 힐초근(纈草根)이라 부르며 진정(鎭靜), 진경(鎭痙) 작용이 좋아서 신경성 불안증, 가슴 두근거림, 수면장애 등에 쓰이는 한약재이다.

< 쥐오줌풀 >
계획했던 일정은 자작나무 숲에서 시간이 많이 소모되어 속초 가는 미시령 옛길에서 울산바위를 뒷배경 삼아 인증샷을 남기고 부지런히 속초로 넘어가게 되었다.
원대리에서의 첫인상이 대단해서 그런지 이번 산행에서 또 다른 즐거움으로 활력을 찾는다. .
참고영상 https://youtu.be/6pl-42EEzlQ



위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