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학교 본과 4학년 배유나
지난 5월 9일 처음으로 농협과 연계한 한의 의료지원을 다녀오며 뜻깊은 경험을 했다. 우리가 간 곳은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농협이었는데, 차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여서 새벽 5시쯤에 학교 병원 앞으로 갔다. 지도 교수님 두 분과 인턴 레지던트 몇 분과 함께 구급차를 타고 갔는데, 중간에 아침을 먹고 일찍 모여서 그런지 곯아떨어져 도착할 때쯤 눈을 떴다.
의료지원 현장에 가보니 농협 관계자분들과 학교 관계자분들이 이미 거의 다 준비해 놓은 상태였고, 벌써 진료받으러 오신 어르신 분들이 꽤 있었다. 우리 같은 학생들은 그냥 베드 깔고 의료기기 설치하는 등 마무리 작업만 도왔다.
아침 9시부터 환자분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나를 포함한 학생들은 예진, 발침, 부항 등 다양한 의료 보조 역할을 맡아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다. 워낙 환자 수가 많다 보니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그에 따라 예진과 치료 보조를 번갈아 가며 쉴 새 없이 자리를 오가야 했다.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고, 상황을 파악하느라 우왕좌왕하기도 했지만, 점차 역할에 익숙해지면서 빠르게 움직이고 효율적으로 보조하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 의자에 앉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쁜 하루였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학교 동아리 차원에서 여러 번 의료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인 의료지원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이전에는 비교적 여유 있는 일정 속에서 환자를 대했지만, 이번에는 단시간 내에 많은 환자를 응대해야 하는 상황이라 ‘쉴 틈 없이 바쁘다’는 말이 무엇인지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단순히 힘들고 고된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의사로서 마주하게 될 현실에 대한 미리보기이자 준비 과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환자분들이 치료를 받은 후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비록 보조만 했을 뿐이지만 바쁘게 움직여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보상받는 기분이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번 의료지원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은 학생이라 경험도 부족하고, 진단과 치료의 전반적인 책임은 교수님과 선생님들께 있지만, 언젠가 나도 한의사가 되어 직접 환자 한 분 한 분을 책임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려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또한 의료진과의 협업, 환자와의 소통 등 현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이제 본과 4학년에 접어들었고, 내년이면 본격적인 취업에 나서게 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기에, 남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또한 처음 접한 바쁜 의료지원 환경에서 다소 어리바리하게 행동했던 점도 반성하며, 다음에 또 기회가 온다면 더 침착하고 유능하게 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경험은 나에게 한의학도이자 예비 한의사로서의 방향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준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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