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메디콤뉴스 특별사설]의학기사, 어떻게 제공되어야 하는가?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메디콤뉴스 특별사설]의학기사, 어떻게 제공되어야 하는가?

기사입력 2017.04.03 10:0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패혈증을 몸살감기로 알고 방치할 수 있으니 병원에 가보라는 뉴스가 나왔다. 하나하나 보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특히 소아나 노인에게서 이런 불행이 발생할 수 있다. 기사를 좀 더 보자. 영국보건원(NICE)에서 패혈증의 경우 1시간 이내 항생제 치료를 권고했다고 한다.

 

그런데 패혈증은 감기몸살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에 오지 않아 진단이 늦어진다고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패혈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주로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하거나 간질환 당뇨병 환자나 외상환자가 위험하다고 한다. 패혈증의 증상은 38도 이상의 고열, 분당 24회 이상의 과호흡, 심한 감기몸살처럼 몸에 힘이 없음, 심장이 두근거림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1시간 내로 항생제 치료를 권장한다고 말한다. 하나하나 틀린 말은 없다. 그런데 이 말을 종합하면, 가령 52세의 당뇨병 환자가 감기몸살증상이 있으면 5분단위로 체온을 체크하다가 38도 이상이 되면 바로 병원 쫓아가서 1시간 이내로 항생제 투약 받아야 할 거 같다. 1시간 이상 단위로 열을 체크하면 큰일 난다. 체온이 38도 이상이 된지 이미 1시간이 지났을 수 있으니까. 정말 그럴까? 사실 패혈증은 매우 위험한 병이며, 특히 노인환자들의 경우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정말


 
copyME.png
 
 

NICE에서 권고하는 방식일까? NICE에 제시한 자료와 신문기사를 비교해 보자.

첫째,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공식 권고가 아니고 아직은 ‘draft-초안이다. 의견수렴을 걸쳐 8월에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아직 의견 수렴 중인 초안을 권고라고 말하면서, 의료진도 아닌 일반인에게 소개할 필요는 없다.

 

둘째, 이번 가이드라인은 영국에서도 일반국민용 홍보자료가 아니라 의료진용으로 제작된 초안이다. 여기서 지적된 문제는 환자가 몸살로 착각해서 병원에 오지 않으니 몸살기운만 있어도 병원에 오게 하라는 게 아니다. 증상이 비특이적이므로 의사나 약사가 잘 진단해서 동네병원 일반의가 붙들고 있지 말고 상급병원으로 전원하라는 내용이다. 그래서 1시간 이내에 상급병원에 도착하지 못할 거 같으면 동네의원이나 엠블런스에서도 항생제 투여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일반인들이 감기몸살인 줄 알았는데 패혈증이면 1시간 이내에 항생제 투여해야 하니, 계속 증상을 체크하다가 열 38도 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가쁘거나 많이 피곤하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셋째, 위험군에 대한 설명이 부적절하다. NICE에서는 패혈증 위험군으로 1살 이하 또는 75세의 노인 또는 매우 쇠약한 사람, 면역이 억제된 사람(당뇨병, 비장절제술 등), 스테로이드복용, 류마티스질환으로 면역억제제 복용 등을 복용중인 사람, 지난 6주 이내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사람, 정맥주사 남용하는 사람 등이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요소는 다 빼고 어패류나 간질환을 말하는 것은 의문스럽다. 어패류는 영국보다 우리나라에서 선호도가 높으니 타당한 지적이고, ‘간질환의 경우도 간경변 환자에게서 세균감염이나 패혈증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틀린 말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간질환은 너무나 폭이 넓은 단어라서, 음주로 잠깐 간수치가 올라갔다가 정상화된 사람조차도 벌벌 떨어야 하는지 일반인들이 판단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감기 걸렸는데 동네의원에서 링거주사를 맞고 있는 사람들이야 말로 패혈증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양방의사들은 전문의와 일반의 모두 주사기를 재활용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으니 더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이 기사에서는, 패혈증의 중요한 원인인 병원의 각종 치료(면역억제제, 주사치료, 각종 시술이나 수술)는 언급하지 않고, 병원이외의 원인만 나열하고 있다. 이는 패혈증의 많은 원인을 간과하게 만든다.

 

넷째, 패혈증의 증상에 대한 설명이 애매하다. 전신성염증반응증후군(SIRS) 기준을 참고하여 38도 이상의 발열, 두근거림, 과호흡, 피로를 언급하고 있는데, 이를 해석하는 방법은 나와있지 않다. 사실, 이들 증상이 단독으로 패혈증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여러 증상이 나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발열과 과호흡만 수치가 제공되고 두근거림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이러한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면, 일반인들로써는 4가지 증상 중 단 1가지만 나타나도 패혈증 공포를 가지게 된다. 가령,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38도 이상의 발열이 나타났다고 그것만으로 패혈증을 시사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NICE의 권고초안 1.4.12에 따르면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성인에 있어서는 발열이나 저체온증을 단독으로 패혈증을 진단하거나 배제하는데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대상 자료에서 발열을 강조하면, 고열이 나타나지 않은 면역이 저하된 노인 환자는 오히려 병원방문이 늦어지고, 고열이 잘 나타나는 젊고 건강한 사람의 병원방문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신문기사를 옹호하자면, 환자의 백혈구 수치가 진단기준을 충족시킨다면, 다른 증상은 1개만 더 있어도 전체적인 진단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악의 가능성만을 염두에 두고 질병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런 방식이라면 체온과 호흡과 맥박은 정상이더라도 동맥혈탄산가스분압과 백혈구가 이상수치일 수 있으니 무조건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메이요클리닉의 홈페이지에서도 패혈증에 대한 안내가 나온다. 과연 여기서도 진단기준은 애매하게 설명하고 감기로 착각하고 방치할 수 있으니 병원에 자주 오라고 결론을 낼까? 그렇지 않다. 증상에 대해서는 고체온이나 저체온, 분당 90회 이상의 심박동, 분당 20회 이상의 호흡 중 적어도 2가지 이상이 있으면서 감염이 우려될 경우라고 명백히 설명하고 있다. 짧고 간단하고 명백하다. 언제 의사를 보아야 하는가라는 항목을 두고 있지만, 여기서는 대부분의 패혈증은 입원한 환자에게서 발생한다고 선언하여 불필요한 불안의 요소를 없애고 있다. ‘방치한다면서 병원방문을 유도하지도 않고, 패혈증의 흔한 원인이 사실 병원치료라는 점을 숨기지도 않는다.

 

병원에 가지 않아서 진단 시기를 놓칠 우려도 있지만, 과잉진단과 과잉치료로 없던 병이 생길 수도 있다. 급성 전염성 질환이 아닌 이상, 환자에게 주어지는 정보는 초안정도가 아니라 잘 확립된 견해를 전달해 줘도 늦지 않을 것이다. 확립된 진단기준은 환자에게도 정확하게 제시해야지 애매하게 전달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환자의 공포심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송문구 원장 copy.jpg
 
 

<저작권자ⓒ메디콤뉴스 & www.medikom.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47024
 
 
 
 
 
  • 메디콤뉴스(http://www.medikom.co.kr)  |  설립일 : 2017년 03월 09일  |  발행인, 편집인 : 이용호  | 주소: 16204 경기 수원시 경수대로 105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1499 / 간별: 인터넷신문 / 대표전화:031-242-1409 I ggakom@ggakom.org  
  • 청소년 보호 책임자 성 명 : 이용호 전화번호 : 031-242-1409  
  • Copyright © 2017 www.medikom.co.kr all right reserved.
메디콤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