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농씨한의원 원장 조범연
어릴 적, 디지털카메라가 없던 시절 집집마다 걸려 있던 달력을 기억하시나요? 1월 달력에는 늘 학이나 두루미가 날아다녔고, 2월로 넘어가면 어김없이 하얀 눈 속을 뚫고 피어난 샛노란 복수초 사진이 우리를 반기곤 했습니다.
복수초(福壽草)는 그 이름 자체에 ‘복(福)’과 ‘장수(壽)’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쨍한 황금빛 꽃잎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왜 그런 귀한 이름이 붙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우리가 산과 들, 공원에서 흔히 마주치는 복수초는 대부분 ‘개복수초’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기회에 복수초와 개복수초의 차이를 정리해 볼까 합니다. 두 꽃을 구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샛노란 꽃송이를 살짝 뒤집어 ‘꽃받침’의 길이나 개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먼저 복수초는 꽃잎 뒤를 받쳐주는 꽃받침의 길이가 꽃잎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깁니다. 개수도 8~9장 정도로 넉넉하게 달려 있어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복수초)
반면, 개복수초는 꽃받침이 꽃잎보다 눈에 띄게 짧고, 개수도 5~6장 내외로 적습니다. 대신 꽃 자체는 조금 더 통통하고 둥근 매력이 있습니다.
(개복수초)
눈 속에서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을 품은 복수초는 약재로서도 아주 흥미로운 식물입니다. 주로 4월 개화 시기에 식물 전체를 채취해 햇볕에 말려 사용합니다. 강심(强心) 및 이뇨(利尿) 작용이 뛰어나, 심장의 힘이 약해져 가슴이 자주 두근거리거나 부종이 생길 때, 혹은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증상을 다스리는 데 쓰입니다.
다만, 독성이 있는 약재이므로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가운 눈을 녹이는 아름다운 꽃 속에 이토록 강력한 약효가 숨어 있다는 점이 무척 신비롭습니다.
요즘은 주변 공원이나 식물원에서도 이 귀여운 황금빛 꽃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올봄에는 복수초를 마주치면 살짝 꽃송이를 뒤집어 보세요. “아, 이건 꽃받침이 짧으니 개복수초구나!” 하고 알아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꽃받침의 생생한 모습과 개복수초의 통통한 자태는 아래 영상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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