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한의사도 인턴, 레지던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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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도 인턴, 레지던트가 있어요?”

한의사 전문의 제도
기사입력 2026.02.2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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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진다연

 

한의사는 면허만 따면 바로 개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은 한의사들이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많은 대중이 잘 모르고 있을 뿐, 한의계에도 의과와 마찬가지로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가 되는 정식 수련의 제도가 존재한다. 현재 이 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 활동 중인 한의사는 4천 명에 육박한다.

한의사 전문의제도는 엄연히 법에 근거한 국가 제도다. 대통령령인 한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보건복지부령 시행규칙에 따라 운영되며, 이 법령에서는 한의사 전문의 수련 과정을 밟는 인력을 통칭해 한방전공의라고 정의한다. 한방전공의는 다시 일반수련의와 전문수련의로 나뉘는데, 이는 각각 의과의 인턴과 레지던트에 해당한다.

법으로 정해진 수련 기간은 일반수련의 1, 전문수련의 3, 4년으로 이 또한 의과와 유사하게 긴 기간을 수련 받는다. 아무 한방병원에서 수련 과정을 거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기준을 충족해 지정된 수련 한방병원에서만 가능하다.

 

일반수련의, 즉 인턴 과정은 한방병원 내 여러 진료과를 순환하며 근무하는 시기다. 이 기간 동안 일반수련의는 외래 및 입원 환자의 차트 작성, 입퇴원 정리, 병동 관리 등 기본적인 진료 보조 업무를 수행하며 각 과의 진료 특성과 임상 흐름을 폭넓게 경험한다. 이후 전문수련의 과정에 진입하면 특정 전문과를 선택해 해당 과에 소속되고, 외래와 입원 환자를 직접 진료하며 사실상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선택한 과의 전문 지식과 술기를 집중적으로 수련하며, 장기간의 임상 훈련을 통해 전문의로 성장하게 된다.

현재 법적으로 인정되는 한의사 전문의 과목은 총 8개다. 한방내과, 한방신경정신과, 침구과, 한방재활의학과, 한방부인과, 한방소아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한방체질의학과(사상체질과)가 그것이다. 각 병원에서는 진료 특성에 따라 내과를 심혈관, 소화기 내과 등으로 세분하거나, 재활, 통증, 추나 중심으로 운영하기도 하지만, 법적 전문의 체계는 이 8개 대과를 기준으로 한다.

모든 수련을 마친 한방전공의는 필기와 실기, 구술 평가로 구성된 한의사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한다. 이 시험에 합격해야만 전문의 자격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2024년 시행된 제24회 한의사 전문의 자격시험에서는 144명이 새로 전문의가 됐으며, 이를 통해 활동 중인 한의사 전문의는 누적 3,916명으로 집계됐다. 시험과 자격 인정 과정에는 대한한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한의사 수련의 제도를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많은 한의사들이 졸업 후 곧바로 개원하거나 부원장 등으로 취업하는 경로를 선택하고, 전문의 수련은 일부만 진입하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수련의 한의사를 직접 접할 기회가 적다 보니, 한의사는 졸업하면 바로 개원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한의사 전문의제도는 의사 전문의제도와 큰 틀에서 매우 유사하다. 국가고시로 기본 면허를 취득한 뒤 공모를 통해 수련의로 선발되고,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시험을 치른다는 흐름은 거의 같다. 다만 한의사 전문의제도는 1999년에 도입돼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전체 한의사 중 전문의 비율이 의사보다 낮다는 점이 차이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한의대도 의대처럼 인턴 1, 레지던트 3년을 거쳐 해당 과의 전문성을 쌓는 전문의 제도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의사 전문의는 경험이나 연차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수련과 시험을 통과한 결과물이다. 이제는 한의계에도 체계적인 수련의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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