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공주교도소 공중보건의 안재서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의 말을 담은 유교 경전으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정치가나 교육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모든 직업에 유익하다. 한의사 또한 『논어』를 통해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진료 철학을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구절은 『학이편』 제1장이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공자가 말씀하셨다. 배움을 때에 맞게 익히는 기쁨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공자는 배우고 익히는 기쁨을 강조했는데, 한의사라는 직업 역시 평생 공부가 필요하다. 진화하는 질의 양상과 다양해지는 치료법, 새로 얻는 임상 경험 속에서 멈추지 않고 배우려는 태도는 진료의 기본이다. 공부하고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운 것을 실제로 적용하며 몸에 익히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이 구절은 일깨워준다.
또 하나 마음에 남는 『위령공편』의 말도 한의사의 태도에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子曰: 己所不欲 勿施於人」
“공자가 말씀하셨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
이 말은 환자를 진료할 때 항상 되새겨야 할 윤리 기준이다. 불필요한 치료나 과도한 한약 처방, 자세한 설명 없는 침 및 추나 시술 등은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낯선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환자의 심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치료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위령공편』에는 눈여겨볼 만한 구절이 또 나온다.
「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공자가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다.”
진료를 볼 때 환자가 낫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 환자가 내 티칭을 듣지 않는다던가 한의원 내원 안내에도 자주 오지 않는다던가 그 환자의 직업이나 환경 탓을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지만 공자의 말을 한 번 되새겨보자. 이 환자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계획이 정확했나? 환자가 티칭이나 내원 안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나의 설명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식으로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면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계씨편』에서는 어떤 한의사가 되면 좋을지에 대한 모범사례가 나온다.
「孔子曰: 益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중략)
“공자가 말씀하셨다. 이로운 친구 셋은 정직한 친구, 성실한 친구, 아는 것이 많은 친구이다.”
諒이라는 글자는 주석에 따르면 進於誠의 의미가 있고, 誠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려는 정성이다. 어떤 한의사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모든 한의사의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까 싶다. 환자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서 정직한 진료를 하고 그 진료에 책임감을 가지는 한의사라면 롤모델로 충분하지 않을까.
『논어』는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고전이다. 책에 나오는 ‘인(仁)’, ‘서(恕)’라는 가치는 한의학의 치료 철학과 닿아 있다. 의술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서 시작된다. 『논어』는 이런 마음가짐을 늘 잊지 않게 해주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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