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한의학과 박상현
지난 3월 25일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의료통계와 한의보험'을 주제로 특별 강연이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오수석 기획상임이사가 연단에 섰다. 오 이사는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과 한의약정책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30여 년간 한의원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의료통계를 통해 한의보험의 변화와 향후 방향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
한방의료 진료인원 감소, 한방병원은 성장세
오 이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국 한방의료 진료인원(환자 수)은 세종시를 제외하고 평균 1.83% 감소한 반면, 진료비는 총 4.4% 증가했다. 특히 경북 지역은 진료인원 감소가 가장 컸으며, 진료비 증가율은 2.3%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오 이사는 이를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마이너스 성장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방병원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였다. 한방병원의 진료인원은 1.14%, 진료비는 11.66% 증가했으며, 병원 수 역시 10% 증가해 한의원의 1% 증가율과 대비됐다.
자동차보험과 한방병원 성장의 상관관계
한방병원 성장에는 자동차보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사고 후유증 치료 분야에서 한방병원이 자동차보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건강보험에서 보장한 진료비 증가율은 4.44%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에서 보장한 한방 진료비는 20% 증가했다. 2013년과 2023년 한방 진료비 비중을 비교해보면, 자동차보험은 10%에서 28%로 상승했으며, 건강보험 비중은 85%에서 66%로 감소했다.
오 이사는 "자동차보험이 없었다면 한의계가 크게 흔들렸을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개편안은 경상환자와 치료기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의계는 "보험사의 이익만을 반영한 정책"이라며 국민 건강을 우선 고려한 합리적인 개선안을 촉구하고 있다.
한방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 여전히 낮아
2022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한방의료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방의료에 대한 이해도가 '보통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이 71%에 달했다. 비용 측면에서는 34%가 '비싸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저렴하다'고 답한 비율도 34%로 나타났다. 이는 한방의료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비용 부담 인식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건강보험 내 한방의료 비중은 여전히 낮아
오 이사는 "전체 의료 이용자의 22.8%가 한방의료를 이용하지만, 한의진료비는 국가 의료비 총액의 3.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급여항목 역시 전체 8776개 중 한방 관련 항목은 69개뿐이다.
그는 한방건강보험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한방의료는 비싸다'는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의 역할 재정립 필요
끝으로 오 이사는 한의사의 역할에 대해 깊은 고민을 제안했다. "환자 치료를 통해 한의학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대응 방안과 명확한 직업 의식을 갖추지 못하면 한의사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의계가 방역 체계에서 소외된 점을 언급하며,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전략 마련과 변화 대응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한의사가 대한민국 의료인으로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스스로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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