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13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의사’와 ‘의료계’는 양의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의료인을 포함하는 중립적 명칭”이라며 “보건의약분야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용어 사용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1900년 대한제국 내부령 제27호 의사규칙에서도 ‘의사’는 한의사와 양의사를 모두 지칭했다”며 “종두법 보급으로 유명한 지석영 선생이 대표적인 예로, 그는 관립의학교 설립을 청원하고 교장을 지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술국치 이후 일제는 한의학 말살 정책을 본격화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당시 일제는 광제원에서 한의사를 모두 배제하고, 1913년 ‘의생규칙’을 통해 대한제국 시기 ‘의사’였던 한의사를 ‘의생’으로 격하시켰다. 1944년 조선총독부 제령 제31호 ‘조선의료령’에 따라 한의사 양성제도마저 폐지됐다.
반면, 양의학은 일제에 의해 제도적·법적 기반이 강화됐다. 한의협은 “양의사들에게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면서 ‘의사=양의사’라는 왜곡된 인식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고, 이는 해방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협은 “‘의사’는 국어사전상 면허를 얻어 병을 진찰·치료하는 사람을 의미해 한의사·양의사·치과의사를 모두 포함한다”며 “따라서 한의·양의 이원화 체계 하에서는 ‘한의사’, ‘양의사’, ‘치과의사’를 구분해 쓰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계’란 의술에 종사하는 모든 직역을 지칭하는 단어로, 한의사·양의사·치과의사뿐 아니라 간호사·조산사까지 포함한다”며 “양의계 사안만을 ‘의료계’로 통칭하거나 이를 보도하는 것은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복 80주년이 된 지금도 보건의약 현장 곳곳에 일제 강점기의 잔재가 남아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며 “잘못된 용어 사용을 바로잡고, 각 직역의 고유성과 역할을 존중하는 것이 국민 보건권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의협은 특히 언론과 행정의 책임 있는 용어 사용을 촉구했다. 협회는 “언론인 여러분의 표현 하나가 국민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정확한 직역 용어 사용을 통해 보건의약계의 진정한 광복을 앞당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한의협은 “양의계가 스스로 노력하여 언론, 행정 등을 망라한 전 영역에서 용어의 정확한 사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이는 직역 간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국민에게 더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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