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파트 입주자 말다툼 촬영 및 전송, 초상권 침해 손해배상청구

기사입력 2024.04.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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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은 주거용 집합건물과 비주거용 집합건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주거용 집합건물의 대명사가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와 관련한 분쟁이 많은데, 최근 아파트 입주자가 아파트 단지 내에서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다른 입주자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이에 화가나 말다툼을 하게 되었고, 위 아파트 부녀회장이 동영상을 촬영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에게 전송한 것과 관련하여,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사안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파트 입주자 갑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현수막을 게시하던 중 다른 입주자 을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을에게 욕설을 하였는데, 위 아파트의 부녀회장 병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갑의 동영상을 촬영하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정에게 전송하였고, 정이 다시 이를 아파트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 전송하였습니다. 이에 갑은 병 등을 상대로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병의 동영상 촬영은 초상권 침해가 인정되지만,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갑이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2021. 4. 29. 선고 2020227455 판결).

 

재판부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그 밖에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되거나 그림으로 묘사되지 않고 공표되지 않으며 영리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갖는다.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위 침해는 그것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거나 민사소송의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유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의 공개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더라도, 사생활과 관련된 사항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되어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해당하고, 공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 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초상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하여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이 가려진다.”

 

이러한 이익형량과정에서 첫째,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행위의 보충성과 긴급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이 있고, 둘째,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보호가치 등이 있다. 그리고 일단 권리의 보호영역을 침범함으로써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평가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하여야 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9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입주자는 공동주택에 광고물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갑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하였던 점, 갑이 제시한 현수막의 내용은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갑에 대한 동영상이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송된 점을 고려하면 갑의 동영상을 촬영한 것은 초상권 침해행위이지만,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갑이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 이유를 설시하였습니다.

 

아파트의 부녀회장 병 등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갑의 초상권 침해가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부녀회장 병의 동영상 촬영 등은 갑의 초상권 침해행위에 해당하지만, 행위 목적의 정당성, 수단·방법의 보충성과 상당성 등을 참작할 때 갑이 수인하여야 하는 범위에 속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안에서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점은 대법원이, 입주자는 공동주택에 광고물표지물 또는 표지를 부착하는 행위를 하려는 경우에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갑은 그러한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현수막을 게시하였던 점, 갑이 제시한 현수막의 내용은 관리주체의 아파트 관리방법에 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서 자신의 주장을 입주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공적 논의의 장에 나선 사람은 사진 촬영이나 공표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갑에 대한 동영상이 관리주체의 구성원에 해당하는 관리소장과 동대표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송된 점을 이유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한 부분이라 할 것입니다.

 

결국 이와 같은 초상권 침해 촬영 및 전송 사안에서, 무조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사안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피고측에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박병규변호사.jpg

 <법무법인 이로 대표변호사 박 병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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