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내 몸에 딱 맞는 레이저 침”… 경희대,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한의학 정밀도 높였다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 몸에 딱 맞는 레이저 침”… 경희대,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한의학 정밀도 높였다

기사입력 2026.03.12 17:1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한의대-기계공학과 공동연구팀, 침습형 레이저 침 온도 변화 예측 기술 개발… 맞춤형 치료 시대 개막

 

전통적인 침 치료가 첨단 공학 기술과 만나 더욱 안전하고 정교한 ‘데이터 기반 의료’로 거듭나고 있다. 수천 년간 축적된 한의학의 임상 지혜에 현대 기계공학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더해지면서, 환자 개개인의 생체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침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과 기계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최근 ‘침습형 레이저 침(Invasive Laser Acupuncture, 이하 ILA)’ 시술 시 몸속에서 발생하는 온도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침습형 레이저 침(ILA)은 일반적인 레이저 침이 피부 표면에 빛을 조사하는 것과 달리, 가느다란 침 속에 광섬유를 삽입해 통증 부위나 경혈 깊숙한 곳까지 직접 레이저 광선을 전달하는 최신 치료 기법이다. 피부 표면에서 감쇄되는 에너지 손실 없이 환부 깊은 곳까지 자극을 전달할 수 있어 치료 효율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침 끝에서 나오는 레이저의 열기가 주변 조직의 온도를 얼마나 상승시키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과도한 열로 인한 조직 손상을 방지하면서도 최적의 자극을 주는 ‘적정 강도’를 찾는 것이 그간의 과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인선·채윤병·이승훈 교수(한의과대학)와 김종우·김진균 교수, 김효진 박사(기계공학과)로 구성된 경희대 연구팀은 다학제적 접근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침의 세부 구조와 삽입되는 각도, 레이저의 파장 및 세기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레이저가 몸속 조직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열 확산 경로를 디지털상에서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이를 통해 시술 전 환자의 조직 상태에 따른 온도 변화를 소수점 단위까지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적인 성과는 환자의 체지방 두께나 근육 밀도 등 개인별 신체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레이저 강도’를 설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열에 민감한 부위나 염증이 심한 환자에게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레이저 출력을 미세하게 조정하여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한 만성 통증 환자에게는 조직 손상이 없는 안전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투입해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식이다.


연구를 주도한 이인선 교수는 “한의학의 침 치료는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변증’이 중요한데, 이번 시뮬레이션 기술은 그러한 진단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객관화한 것”이라며, “기계공학의 정밀한 계산 능력이 한의학의 침술과 결합해 환자들이 더욱 안심하고 고효율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기술의 의의를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서로 다른 학문의 경계를 허무는 협업을 통해, 이론적 가설에 머물던 레이저 침의 심부 자극 효과를 수치로 증명해내는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엔지니어링 위드 컴퓨터즈(Engineering with Computers)’에 게재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학계에서는 이번 알고리즘 개발이 레이저 침뿐만 아니라 열을 이용하는 다양한 한방 물리치료 기기들의 고도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한의원’이나 인공지능 기반 진단 시스템 등 미래형 의료 서비스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경희대 연구팀은 앞으로 이번 시뮬레이션 기술을 실제 임상 현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 더 다양한 체질과 질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의학의 고유한 원리를 현대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려는 이러한 시도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 의료 시장에서 ‘K-바이오’와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데이터와 과학으로 무장한 ‘스마트 침’ 시대가 열리면서, 이제 환자들은 자신의 몸 상태를 완벽히 이해하는 인공지능 조력자의 가이드 아래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의 진료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전통 의학과 첨단 공학의 결합이 단순한 산술적 합을 넘어 환자 중심의 의료 혁신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저작권자ⓒ메디콤뉴스 & www.medikom.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18057
 
 
 
 
 
  • 메디콤뉴스(http://www.medikom.co.kr)  |  설립일 : 2017년 03월 09일  |  발행인, 편집인 : 이용호  | 주소: 16204 경기 수원시 경수대로 105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1499 / 간별: 인터넷신문 / 대표전화:031-242-1409 I ggakom@ggakom.org  
  • 청소년 보호 책임자 성 명 : 이용호 전화번호 : 031-242-1409  
  • Copyright © 2017 www.medikom.co.kr all right reserved.
메디콤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