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내 몸의 통증을 왜 행정이 재단하나”... 한의계, ‘8주 치료 제한’ 철회 요구 릴레이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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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통증을 왜 행정이 재단하나”... 한의계, ‘8주 치료 제한’ 철회 요구 릴레이 시위

기사입력 2026.03.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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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국회·청와대 앞 ‘분노의 1인 시위’ 확산… 교통사고 피해자 진료권 박탈하는 행정 편의주의 규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이후 찾아오는 후유증은 예고 없이 깊고 길게 이어진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고 피해자가 자신의 몸 상태와 상관없이 ‘8주’라는 시한부 치료를 강요받을 위기에 처했다. 국토교통부가 경증 환자로 분류되는 상해 등급 12~14급 피해자의 치료 기간을 일률적으로 8주로 제한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하자, 의료 현장의 일선에 서 있는 한의사들이 환자들의 ‘아플 권리’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소속 한의사들은 지난 4일과 5일에 이어 9일 오전에도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위는 국토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하위법령 개정안의 부당함을 알리고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의사들은 국토부뿐만 아니라 서울 여의도 국회와 청와대 앞을 오가며 시민들에게 이번 개정안이 가져올 진료권 침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의계가 이토록 강하게 반발하는 핵심 이유는 ‘치료의 종결권’이 환자와 의료진이 아닌 보험사와 행정기관의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외상뿐만 아니라 신경계와 근골격계의 복합적인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마다 체질과 사고 당시의 충격 정도가 다르기에 회복 속도 또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의학적 근거 없이 ‘8주’라는 기계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사실상 환자들에게 “8주가 지났으니 아프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의사들은 이번 개정안을 ‘보험사의 배를 불리기 위한 행정 편의적 발상’으로 규정했다. 경증 환자라는 분류는 보험 약관상의 기준일 뿐, 실제 환자가 느끼는 고통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용 절감의 도구로 삼았다는 비판이다. 8주 이후 치료를 계속하려면 환자가 직접 복잡한 입증 절차를 거치거나 보험사와의 마찰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경제적·심리적 여력이 부족한 서민들이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한의협은 헌법 제36조 제3항이 명시한 국민의 보건권 보호 의무를 근거로 들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정당한 진료를 가로막는 규제를 신설하는 것은 헌법적 가치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교통사고 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한의 진료를 선호하는 도민과 국민의 선택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차별적 행정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한의사는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고 의사가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데, 왜 제삼자인 정부가 치료의 마침표를 찍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교통사고 피해자가 완전히 일상으로 복귀할 때까지 국가가 그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8주라는 기간 설정이 어떤 임상적 데이터를 근거로 도출된 것인지 국토부는 명확히 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의계의 릴레이 1인 시위는 9일 오후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향후 정부의 대응에 따라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여갈 방침이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한의사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히 의료계의 이권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건강할 권리’와 직결된 문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가 보험사의 이익과 행정적 편의를 위해 국민의 진료권을 희생시킬 것인지, 아니면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복원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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