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 중개수수료 발생하는지?

기사입력 2024.06.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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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 중개수수료 발생하는지?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에 관한 분쟁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임차인으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아 임대차를 중개한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을 상대로 중개보수를 청구한 사안에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인이 기명·날인을 하였다는 것만으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피고들(임대인들)은 서울 강남구 소재 ○○빌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피고들은 2021. 5. 25. 주식회사 스마트코어(이하 임차사라 한다)와 사이에 위 빌딩 지하1532.08와 지상1514.47를 임대차기간 2021. 5. 25.부터 2026. 5. 31.까지, 임대차보증금 7억 원, 월 차임은 2021. 6.부터 2023. 5.까지는 7,000만 원, 2023. 6.부터 2026. 5.까지는 7,300만 원으로 각 정하여 임차사에 임대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임차사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원고(공인중개사)는 위 임대차계약을 중개하였고, 이에 피고들에게 중개수수료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임대인들)은 원고(공인중개사)에게 위 임대차의 중개를 의뢰한 적이 없다며 이를 거부하였고,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약정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1, 2심 법원은 원고가 청구한 약정금 67,320,000원 중 30,000,000원의 금원을 인정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가단5318986 판결, 202267014 판결)

 

재판부는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도 중개수수료 액수는 차후에 정산할 것을 전제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원고와 사이에 성립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후,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과의 법률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같은바, 위임계약에서 보수액에 관하여 약정한 경우에 수임인은 원칙적으로 약정보수액을 전부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위임의 경위, 위임업무처리의 경과와 난이도, 투입한 노력의 정도, 위임인이 업무처리로 인하여 얻게 되는 구체적 이익,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약정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50190 판결 참조).

 

원고와 피고들의 관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 묵시적으로 위임관계에 유사한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중개수수료는 “0.9% 이내에서 협의하여 결정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는 이미 감액을 예정하고 기재된 것으로 보이며, 중개수수료율은 원래 일방만을 중개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정해진 것이므로 원고와 같이 사실상 쌍방을 모두 중개하는 경우 위 중개수수료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동산중개업자에게 과다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결과가 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 3에게 피고 측의 중개수수료로 4,000만 원을 제시한 적이 있고, 원고는 이미 임차사로부터 4,000만 원을 중개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들이 따로 지급할 중개수수료는 3,000만 원 정도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환송하였습니다(대법원 2023252162 판결).

 

재판부는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1호는 중개에 관하여 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이라고 정하였다. 이러한 중개에는 중개업자가 거래의 쌍방 당사자로부터 중개의뢰를 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일방 당사자의 의뢰로 중개대상물의 매매 등을 알선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제1항 본문은 개업 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라고 정하였으므로,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 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기타 권리의 득실·변경을 알선하는 행위를 하였더라도, 해당 중개업무를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로부터는 별도의 지급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중개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다.”고 전제한 후,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에서 정한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는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대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및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라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직접적인 대상자 역시 해당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 한정된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3호에서 공인중개사가 공인중개사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확인·설명할 사항 중 중개보수 및 산출내역을 명시한 것도 중개의뢰인과의 관계에서만 의미를 가지고, 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제21조 제3항이 공인중개사로 하여금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게도 위 서면을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였지만, 이는 행정적 목적을 위해 공인중개사에게 부과한 의무일 뿐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관한 확인·설명의무의 대상을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에 대해서까지 확대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중개의뢰인이 아닌 거래당사자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기명·날인을 하였더라도, 이는 공인중개사로부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수령한 사실을 확인하는 의미에 불과할 뿐 중개보수 등에 관한 사항란에 기재된 바와 같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에 관한 의사표시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원심 법원은, 한 쪽으로부터만 중개의뢰를 받았더라도 중개업무의 특성상 부분적으로는 중개의뢰를 받지 않은 쪽의 중개업무도 간접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므로, 중개를 명시적으로 의뢰하지 않은 거래당사자라 할지라도 중개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지 않는 한 중개수수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피고들의 중개수수료 지급의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원고에 대하여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는 별도의 약정이 존재하였어야 하는데, 별다른 증거가 없는 점, 원고가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피고들의 기명·날인도 포함되어 있으나,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중개의뢰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와 같은 기명·날인이 해당 서면을 영수하였다는 의미를 넘어 중개의뢰 또는 중개수수료 지급 약정의 성립에 관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을 주된 이유로 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국 원심은 중개의뢰가 명시적으로 없었다고 하더라도 중개수수료 지급을 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의사표시가 없는 한 중개수수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판단한 반면, 대법원은 그와 달리 별도의 약정의 존재가 있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의 결론은 중개의 현실을 무시한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사실상 하급심을 구속하는 효력을 가지므로, 위와 같은 사안에서 중개보수를 청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박병규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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