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 현호사의 칼럼] 뜸 시술 후 발생한 화상으로 흉터를 남게 한 한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 인정

기사입력 2020.11.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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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병규변호사입니다. 

형법은 아래와 같이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 업무상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무상과실치상죄는 특히 의료인의 환자에 대한 치료과정에서 문제될 수 있는데, 최근 뜸 시술 후 발생한 화상으로 흉터를 남게 한 한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인정한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안의 개요

A한의사는 환자 B에 대한 뜸시술 후 발생한 화상을 이유로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기소되었고, 1심 법원은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A한의사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를 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제2심) 법원은 A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9노4533 판결).

재판부는 먼저 “의료사고에서 의료종사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의료종사자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거나 회피하지 못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며, 과실의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고,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도13959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6도294 판결 등 참조).”라고 하여 의료사고에서 의료종사자에게 업무상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기본적 법리를 설시한 후,

아래와 같은 자문요청에 대한 답변서와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을 토대로,

“① ‘대한침구학회’가 작성한 자문 요청에 관한 답변서에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있다.

㉠ 뜸시술 시 환자상태, 병증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술여부를 결정하여야 함. 피해자는 켈로이드 피부를 가진 것으로 보이므로, 뜸 치료여부와 강도 조절시 환자의 피부 소인에 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

㉡ 2차 감염은 뜸화상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 노출된 피부부위를 통한 반복감염을 막고, 2차 감염의 다른 부위로의 전파를 막기 위한 처치가 필요하다고 사료됨.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 피해자에 대한 시술 전에 진맥을 보고 문진을 하는데, 고소인의 피부체질에 관해서는 사전진단을 하지 않았다.

㉡ 만약 피해자가 사전 문진 과정에서 자신의 피부가 켈로이드성 피부라는 사실을 고지했다 하더라도 저는 변함없이 직접구 방식의 뜸 치료를 했을 것이다.

㉢ 피고인이 볼 때는 고소인의 상처는 정상반응이었기 때문에 화상치료를 권고하는 등의 조치를 할 필요가 없었다. 뜸 시술은 항상 흔적이 남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 한방에서 뜸 치료를 할 때에는 진물이 발생해서 대중목욕탕 같은 곳에 가서 그 상처가 감염이 되더라도 소염제를 사용하거나 밴드를 붙이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한방에서는 굳이 약물로 염증을 제어하지 않더라도, 환자 몸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방어 기제를 통해 염증을 치유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⑤ 피해자가 한방치료를 중단하고 화상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한 것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뜸 시술을 시행한 2016년 7월 14일부터 최소한 100일이 지난 후인데, 그 때 이미 뜸 자국이 피부가 돌출된 상태로 외관상 아물어, 더 이상 진물이 나지 않는 상태였으므로, 피해자가 화상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하여 소염제 등을 사용한 것과 피해자의 뜸 자국이 돌출된 것과는 관련이 없다.”

A가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A의 피해자의 승낙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라는 주장에 대하여,

먼저 “의사의 부정확 또는 불충분한 설명을 근거로 이루어진 승낙은 위법성을 조각할 유효한 승낙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2도2345 판결 참조).”라고 하여 관련 법리를 설시 한 후,

“① 피해자가 2016년 7월 14일 서명한 이 사건 동의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②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쑥뜸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고 하여 뜸 시술을 받았고, 뜸 치료 이후 피고인이 동의서를 주며 서명하라고 하여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동의서에 서명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③ 한방병원의 사실조회회신 등에 따르면 직접구 방식의 뜸 치료를 시행한 경우에도 무조건 화상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고, 화상이 발생되면 뜸 치료와는 별개로 화상에 대한 치료는 필요하고, 화상치료로 이차적으로 발생될 흉터를 줄여야 한다. 피고인은 직접구 방식의 뜸 치료는 반드시 화상을 동반하고, 피해자와 같이 화상을 입은 경우에도 소염제 등의 양방 치료를 하는 것이 한방 치료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설령 피해자가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 사건 동의서에 서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의 부정확한 설명을 근거로 한 것이다.

④ 피해자가 서명한 이 사건 동의서에 흉터가 남는다고 기재가 되어 있으나, ‘최소한의 뜸의 흔적’이라고도 기재되어 있어, 피해자가 이 사건 동의서에 서명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몸에 남은 정도의 심한 비대성 흉터를 입는 것까지 동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하여,

“피해자가 이 사건 동의서에 서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피고인의 행위의 위법성을 조각할 유효한 승낙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아, A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판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①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과 ②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한 경우 의료인의 위법성 조각이 인정되는 유효한 승낙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점입니다.

먼저,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의 성립 여부에 대하여, 의료사고에서 의료종사자에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는 일반적 기준을 제시하였고, 나아가 이를 토대로 이 사건의 경우 한의사 A의 의료 과실을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켈로이드 피부를 가진 것으로 보이므로, 뜸 치료여부와 강도 조절시 환자의 피부 소인에 관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고, 2차 감염은 뜸화상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 노출된 피부부위를 통한 반복감염을 막고, 2차 감염의 다른 부위로의 전파를 막기 위한 처치가 필요한데,
 
피고인은 피해자의 피부체질에 대한 사전진단을 하지 않았고, 설사 켈로이드성 피부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만연히 직접구 방식의 뜸 치료를 진행했을 것이라 잘못된 판단을 한 잘못이 있고,
 
나아가 화상치료를 권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등 반복감염을 막고, 2차 감염의 다른 부위로의 전파를 막기 위한 처치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재판부는 유효한 승낙이 있어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의사의 부정확 또는 불충분한 설명을 근거로 이루어진 승낙은 위법성을 조각할 유효한 승낙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일반론을 제시 한 후,

쑥뜸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는 피고인 A의 부정확한 설명에 근거한 승낙이었기에 유효한 승낙이라 볼 수 없어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박병규 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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