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蚊, mosquito)와 유전자가위 기술

기사입력 2020.02.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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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부부가 세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한 해 동안 인류의 생명을 가장 많이 빼앗아간 생물이 무엇인지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1위는 바로 모기였다. 인류 출현 이래 20만 년 동안 지구상에 존재했던 1,080억명 중에서 그 절반정도인 약 520억 명이 모기 때문에 생명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모기는 코브라나 전갈처럼 그 자체가 치명적인 독(毒)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기가 옮기고 다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질병들 때문에 인류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 모기는 말라리아(malaria), 상피병(filaria), 일본뇌염(Japanese encephalitis), 황열(yellow fever), 뎅기열(dengue) 등 많은 질병을 옮기는 위생해충이다.

 이러한 치명적인 모기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최근 떠오르는 방법은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체에서 특정 염기 서열을 인식한 후 해당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모기의 생식력을 떨어뜨리거나, 인체를 인식하는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서 모기로부터의 피해를 막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2013년 미국 록펠러대 교수팀은 사람의 땀 냄새를 잘 맡을 수 없는 ‘유전자 조작 모기’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야생 모기의 경우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있으면 사람에게 먼저 달려들지만, 이 모기는 사람보다 동물을 더 선호한다.
 국내에서도 유전자 조작 모기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2017년 9월, 국내 한 연구팀이 모기의 후각 기능을 저하시키는 유전자 조작 모기를 개발했다. 이 결과 모기가 흡혈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30초에서 최대 15분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후각 기능이 감소된 모기는 사람을 쉽게 물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모기 박멸’을 목표로 하는 연구도 있다. 이른바 특정 형질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기술인 ‘유전자 드라이브’ 방식을 활용한 것인데, 유전자 드라이브로 모기의 번식을 방해하는 유전자를 삽입해 유전자 변형 모기를 만들고, 이 모기를 야생에 퍼뜨림으로써 정상 모기의 수를 줄이고 번식 불가 모기(난임 모기)를 늘려서 전체적인 개체 수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자살 유전자를 심은 유전자 변형 모기도 있다.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장구벌레)가 성체로 성장하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카리브해 지역에서 유전자 변형 모기 330만 마리를 방사한 결과, 해당 지역의 모기 개체 수가 1/5로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먼저 돌연변이에 대한 염려다. off target 효과가 발생하게 되거나 유전자가 복구되는 과정에서 처음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이러한 돌연변이 현상은 유전자가위 및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에 저항성을 가진 모기를 만들게 되어 질병퇴치에 어려움을 주게 된다.
 생태계 교란에 대한 염려도 있다. 생태계에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 만큼, 한 종(種)이 멸종하거나 개체수가 급감하게 되면 생태계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생태계 변화로 인한 악영향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유전자가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현재의 문제를 방치하기에는 인류에게 가해질 손실이 너무나도 크다. 과학 기술이라는 것 자체가 발전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기에, 유전자가위 기술의 발전 가능성과 혜택을 생각하면 무작정 막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본다. 부디 바람직한 방향으로 신중하게 잘 연구되어 인류의 큰 축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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