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 중단과 재검토 촉구

- 간호대학 간 위화감 조성 등 간호교육 체계 왜곡 우려
기사입력 2018.11.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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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간호협회를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간호사회와 10개 산하단체(이하 ‘간호계’)는 보건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과 관련, 11월 21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업 중단과 사업 내용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간호대 학생들에 대한 임상실습 및 실기교육 강화를 통해 신규 간호사들의 병원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의료의 질을 제고하는데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이날 성명서에서 간호계는 “그동안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과 관련해 간호대학 간 위화감 조성, 실습을 위해 타 대학으로 이동하는데 따른 위험증가로 인한 간호대학생의 안전문제, 사립대학은 배제한 채 국공립 간호대학만을 대상으로 한 교수 역량 강화 문제 등을 이유로 간호교육 체계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사업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간호교육인증평가를 통과한 모든 대학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이 한 달여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사업 추진을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 내용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13일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과 관련해 공고한 내용을 보면 3년간 매해 지원규모는 총 28억5천만 원으로, 23개 국공립 간호대학을 대상으로 표준형의 경우 3대학을 선정해 대학 당 6억 원 범위 내외에서, 교육형의 경우 부속병원 없는 5개 대학을 선정해 2억 원 범위 내외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지원 내용으로는 시뮬레이션 센터 등의 설치 또는 확장을 위한 설계비, 공사비 등과 시뮬레이터, 평가 모니터링 장비 등 각종 시뮬레이션 및 실기 교육을 위한 기기·장비 구입비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계는 보건복지부가 표준형과 일반형으로 국공립 간호대학을 구분해 지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는 국공립 간호대학을 표준형과 교육형으로 나눠 실습교육을 지원하면서 이에 대해 그 누구와도 논의한 바 없어 국공립 간호대학만을 위해 표준형과 교육형을 분리해 놓은 것인지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계가 이날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 중단과 사업 내용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 이유를 보면 먼저 국공립대학 간호대학(학과)에만 실습교육비를 지원하는 것은 대학 간 위화감을 부추기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는 점을 꼽았다. 간호계는 “현재 203개 간호대학(학과) 가운데 사립대학은 180개, 국공립대학은 23개로, 국공립대학 간호학과는 전체 간호학과의 11.3%에 불과한 실정임에도 이번 사업은 23개 국공립대 간호학과에만 실습교육비를 지원함으로써 대다수 사립대 간호학과의 예산 지원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다”면서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 사립대학의 학생들의 경우 예산 지원을 받은 국공립대학으로 실습을 가게 되면 예산 지원 유무에 따라 대학 내 서열이 나뉘어져 대학 간, 교수 간, 학생 간 위화감이 조성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간호계는 또 임상실습 교육여건이 취약한 대학이 아닌, 부속병원이 있는 여건이 우수한 간호대학을 우선 지원하는 것은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호계는 “이번 사업은 간호대학생의 임상교육 및 실기교육 강화라는 본래 사업목적과 달리, 이미 부속병원을 가지고 있고 교육여건마저 우수한 국공립대학에 매년 6억 원씩 3년간 18억 원을 지원해 시뮬레이션 실습실을 설치하는 것은 사업 본래 목적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부속병원이 없거나 인근 지역에 의료기관이 부족해 임상교육에 취약한 대학을 우선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호계는 이와 함께 시뮬레이션 실습 교육 인력에 대한 역량을 강화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 장비와 시설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간호계는 “무엇보다 현재 각 간호대학이 실습기자재 필수목록인 시뮬레이션을 위한 인체모형과 장비를 100% 충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 장비와 시설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간호교육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면서 “간호대학 교수들은 시뮬레이션 실습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학에 1억 원이 넘는 외국산 고가장비를 추가로 마련해주는 것보다 모든 간호대학에 표준화된 시나리오 개발과 이를 운영할 인력, 시뮬레이션 교육자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더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호계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간호실습교육에 대한 간호교육 현장과의 대화 등 정확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심층적인 고민 없이 일부 대학을 통한 고가의 장비구입 및 시설보완 등을 통해 간호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간호실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기본간호 실습교육에 필요한 기초 장비와 인원 등 기본적인 운영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계는 아울러 “시뮬레이션 실습을 받으러 타 대학으로 가도록 하는 것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간호계는 “현재 전국에서 임상실습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수도권에 50%, 지방에 50% 분포되어 있는 반면, 간호대학생 정원은 수도권에 20%, 지방에 80% 배치되어 있어 약 4만 여명의 간호대 학생이 임상실습을 위해 전국 각지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등 위험에 노출되고 있고 3∼4학년 간호대학생들은 하루 6시간 이상의 수업을 받고 있어 학기 중 타 대학으로의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간호대학생들에게 타 대학에서 시뮬레이션 실습을 하라는 것은 고시원 등의 숙박으로 인한 안전문제와 교통비, 식비 등의 추가비용을 발생시킬 뿐 아니라 타 대학 실습기관 이용으로 인한 학습의욕 저하와 실습 중 발생할지도 모를 사고에 대한 불명확한 책임소재 등으로 인해 간호대학생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간호계는 끝으로 대학 시뮬레이션 실습실에서 간호인력까지 교육하는 것은 기존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 사업과 중복되는 비효율적인 정책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간호계는 “의료법에 따라 설치된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매년 예산을 지원받아 8개 권역별 센터에 정맥주사, 감염관리 등이 가능한 실습실을 갖추고, 예비 간호사인 간호대생, 병원 간호인력 등을 대상으로 취업교육, 직무교육, 실기표준화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보건복지부는 「간호사 근로환경 및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를 ‘간호인력 지원센터’로 확대‧개편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가 교육부 소관인 국공립대학에 시뮬레이션 실습실을 확대‧설치하고, 인근 병원의 간호인력까지 교육하게 하겠다는 것은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의 고유의 사업과 중복되는 것이므로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을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성명서에서 간호계는 “그동안 현장과 괴리된 간호교육체계로 인해 신규 간호사들이 임상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높은 이직율을 보이는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간호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져 오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간호교육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간호교육에 대한 이해 없이 진행되는 잘못된 정부지원은 오히려 간호교육체계를 더욱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호계는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간호교육체계를 왜곡하고 있는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의 예산과 사업에 대해 다시 한 번 강력히 사업 중단과 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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